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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면 도움되는 리뷰

천국에서 그대를 만날 수 있다면

by 더 행복한 2021.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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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이지마 나츠키 출판 이너북 발매 2010.04.12

내가 좋아하는 수필 그 자체인줄 알았으나 읽고 나니 수필형 소설이었다.

일단 마음에 듣고 배움이 있던 글귀를 옮겨본다.

 

98p-  마음의 외침을 포착하고 싶으면(상대방의 속마음을 듣고 싶다면) 타이밍과 편안한 분위기와 적당한 장소, 그리고 자아를 잊게하는 청취자, 이 네 가지 요건이 중요하지.

 

182p- "아빠는 지금 병과 싸우고 있는 거야. 항상 아픈 건 아니지만, 몸이 폐차처럼 돼버렸어. 그래서 너희들하고 재미있게 놀아주지 못할 수도 있고, 켄트의 그림을 칭찬하지 못할 수도 있고, 사라의 노래를 웃는 얼굴로 들어주지 모살 수도 있어. 하지만, 아빠의 진심은 그렇지 않아. 아빠는 너희들이 싫어서 그런 게 아니야. 병 때문에 나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게 됐을 뿐이야." 그의 눈에서 눈물이 마구 흘렀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너희들을 사랑해. 늘 소중하게 아끼고 있고. 그 마음은 변함없어. 그걸 잊지 마." 그리고 슈지 씨는 켄트와 사라를 두 무릎에 앉히고 꼭 껴안아 주었습니다.

 

203p- 사람은 아름다운 추억과 사랑받았던 기억이 있으면 어떻게든 괴로운 나날을 이겨내고 살아가는 존재인 듯합니다.

 

정말, 내 입맛에 맛는 책을, 재밌는 책을 고르기란 쉽지 않은  일이 분명하다.

내가 한 권의 책을(비록 짧은 분량이나) 이토록 빨리 읽어내려간 적이 얼마만이던가.

 

천국에서 그대를 만날 수 있다면. 나는 아무래도 일본인 특유의 감성에 일찍 길들여진 듯하다. 책의 저자는 실제 윈드서핑의 달인인데, 자신의 시한부 인생을 이야기 속의 주인공, 혹은 피관찰자로 투영시켜, 또 다른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한다. 실제로 저자의 인생이 이야기 속 슈지와 비슷햇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글을 풀어나가는 노노가미 준이치의 공손하고 차분한 말투가 내게 너무 부드럽게 다가왔고, 일상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사건들 하나하나가 꼬들꼬들하니 맛있게 읽혔다.

이 책을 통해 일본인이 스스로도 알고있는 일본인 특유의 폐쇄성을 더 자세히 알게 되었고, 의사의 삶의 단편을 엿보고, 하와이 섬의 위치, 카나리아제도, 뉴칼레도니아제도의 위치 등을 구글어스를 통해 배워가며 올바른 책읽기 습관을 들이는 듯해 기분이 매우 좋았다. 한 권의 책을 읽어도, 그 책의 내용을 온전히 다 소화할 수 없다면, 배설되어 사라져버린다면, 그건 온전히 식사를 하지 않은 것처럼, 온전히 독서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기에 더디더라도 천천히 올바른 습관을 들여야 함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계속 자각하며 읽으려했다.

 

이 짧은 분량의 책 속에 등장한 여러 인물들의 삶, 나에게 있어 타인인 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읽고 공감하고 배우게 되는 점이 너무나 유익하고 생산적이라 기분이 정말 좋았다. 그러나 지금 내 머리에 책의 내용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걸 보면, 음악을 틀고 보는 독서습관은 좋은게 아님을 알겠다. 내 흐트러진 정신을 독서로 더욱 차곡히 모아 사고하는 힘을 길러 더 현명하고 지혜로운, 깊은 사색이 가능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어제보다 오늘 더 짧은, 남은 분량을 읽었지만, 가슴팍에 들어온 건 오늘 더 많았다. 오늘 더 맑은 정신에 읽었기 때문이라 생각하며. 일단 오늘 들어온 구절들을 정리해야겠다.

 

182p의 위의 구절에서 난, 내 마음을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해야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현재 나의 상태, 내가 주변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한 설명. 하지만 내 속 마음은 그렇지 않다. 내가 진실로 가지고 있는 감정을 진중하게 전달하는 것. 그리고 가벼운 신체접촉..온기를 전달하는 것..

 

그리고 203p의 구절에서, 리사와 슈지가 쌓았던 젊은 날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추억하며 리사가 힘을 낼 수 있는거구나. 함을 깨달았다.

젊은 날의 행복한 기억. 그게 몇 안되는 조각이라 하여도, 훗날 어려운 때에 자신의 생 중 젊은 단편이 빛났음을 돌이켜볼 수 있다는데에서 많은 자존감과 든든함, 헛살지 않았다는 오래된 포만감을 주욱 가지고 있을 수 있음을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나, 23살을 끝내고 벌써 24, 이십대의 중반을 향해가는 내가 절대로, 절대로, 지금까지 살아온 듯이 유영하듯 제자리에 떠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내 소중한 젊은 하루하루, 오늘은 내 생중의 가장 젊은 날이니 정말 금쪽같은 기억들로 빚어나가야하리라. 돈도 돈이지만. 유익한 기억.을 위해 알뜰히 잘 쓰면 날아가는 돈이 아닌, 날개달린 돈이 되는 것이겠다.

 

돈을 버리지 말고, 날개를 달아 쓰는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좋은 책과 함께, 이루고자 할 것들을 생각하고, 이뤄나가야한다. 의미없는 시간낭비 습관들을 없애내며.

 

ㅡ약 8년전 쓴 리뷰가 되었다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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